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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라이트, <톰 라이트, 죽음 이후를 말하다>, IVP

아마도 이 글을 쓸 즈음, 성공회 내부에서 연옥 교리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 책은 연옥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글이 전개된다. 예전에 어떤 강의에서 지옥은 죄인이 영벌을 받는 곳 이전에 마귀나 사탄이 심판 받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어서, 그에 대한 성경적, 신학적 입장이 궁금해서 그 지점에 초점을 맞추어 읽었다. 막상 지옥에 대해서는 다른 책들을 소개해면서 넘어가 버려 아쉬움이 남았다.

 죽음 이후에 대한 생각은 대개 천국과 지옥, 연옥이나 낙원 등의 개념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성경에는 이러한 장소, 혹은 시간에 대한 설명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성경을 쓴 사람들이 사후세계에서 성경을 쓰는 것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성경은 죽음 이후보다는 지금 이 곳, 현세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 나라가 임했음을 선포한다. 십자가에서 죽음으로서 죽음을 이기셨다. 

우리가 잠을 자고 감기에 걸리고 밥을 먹듯이, 죽음도 우리 일생에 있을 하나의 에피소드, 좀 중요한 에피소드인 것 같다. 죽음 이후에 예수 믿는 사람은 현세에서 그래하듯, 죽음 이후에도 예수와 함께 살아갈 것이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하나님이 부재한 곳에서 알 수없는 어떤 상태로 존재할, 혹은 소멸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해' 예수를 믿고, 천국을 소망하는 것은 참으로 미련한 일일 것이다. 우리 신앙이 바라볼 지점은 오직 예수의 십자가와 그 뒤의 부활의 영광이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