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ivf 학사의 문 앞에서.

Camal 2016. 1. 27. 22:00

ivf.

나에게 참으로 감사한 곳이다.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난 곳이며, 지금 나를 둘러싼 인간관계의 큰 부분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공동체를 더 깊이 누리고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살았다. 나에게 뿐 아니라 이 공동체에 속했던 이들이라면 모두들 ivf를 아끼고 사랑한다고 생각해왔다.

얼마전, 수련회에서 같은 조에 있던 후배들과 만나 대화할 시간이 있었다. 그들에게 들은 이야기는 다소 안타까웠다. 그들의 삶에 더이상 ivf가, ivf에서 배웠던 가치들이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데서 오는 공허함이 은연중에 있는 것 같았다. 그들 뿐 아니라 수많은 학사 초년생들이 비슷한 감정과 생각을 갖게 되는 것 같다.

ivf의 가치를 실현하며, 또 꾸준히 선포하는 여러 학사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분들로 인해 ivf와 ivf가 말하는 가치들은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느끼게 되는 이 공허함은 무엇인가?

이는 아마도 ivf에 대해 우리가 '무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ivf는 계속하여 지속되는 공동체이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언젠가는 종결될 공동체이다. 한 개인이 영원히 '대학생'으로 살아갈 수 없으며, 간사가 되더라도 그 임기에는 분명 끝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언젠가 이 공동체를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품고 있어야 한다. 대학생으로서 '하나님 나라 운동'과 직장인/학사로서 '하나님 나라 운동'사이에 분명 간극이 있음을 인지하고 그 간격을 좁혀가기 위한 고민과 노력을 어느 시점부터는 해내야 한다. 하지만, 이 지점에 대해서 분명하게 짚어주는 이도, 고민하는 이도 없었던 것이 '공허함'의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

ivf에서 듣는 여러 강의나 설교들, 나눔들을 듣고 있으면 우리 공동체가 영원히 서로를 붙잡아주고 서로의 안부를 뭍고 함께 할 것이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심어주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가장 친밀했던 지체와 전혀 다른 방향의 진로를 걷게되는 순간 우리는 함께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우리가 대안공동체 등 전향적인 길을 걷지 않는 이상, 이 세상에 어느정도 발을 담그고 살아가려고 마음먹은 순간 우리는 우리가 배워온 ivf가치를 나름대로의 상황과 조건에 맞게 조정하고 수정해내면서 그 길을 가야하는 것이다.

앞으로 만나게 되는 후배들에게는 이 지점을 꼭 말해주고자 한다. ivf가치가 왜 유의미한 기간이 있으며, 어떤 지점부터는 그 가치를 계속하여 조정해나가면서 살아야 함을말이다.